- 작성시간 : 2012/02/19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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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케
빈 손으로 기다리기 부끄러워
향기 쫓아 발서슴합니다
지하철 계단에 켜켜이 움츠린
봉오리를 찾았습니다
골목길 돌아 반지하 단칸
어린 방울꽃망울 울음에
멈춰섰습니다
새벽길 걸어 우유 가득 담긴
리어카 세워 주름진 꽃잎을
따스히 맞잡아봅니다
애써 부른 꽃들 한 다발로
두 손에 고이 모아 든 신부는
봄 처럼 오실 신랑 기다린답니다
초대한 꽃들 말씀하시길
이미 오셔서 보고 듣고 만졌다
하시는데 듣기는 했는지
신부는
오늘도
향기 쫓아 나섰습니다
'봄'에서 이 땅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가진 부활의 소망을 담았다면 이 시는 이 땅에 임한 하나님 나라를 표현한 것 입니다.
자 그럼 이제, 소통해봅시다. 하나의 스토리를 들려드릴게요. 그리스도인들이 잘 알다시피 신부는 교회를 상징합니다. 꽃은 사람이며 한 다발로 묶인 부케는 한 백성을 나타내지요. 그리고 교회는 주님을 신랑으로 맞을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성도 수가 부끄러운 모양인지, 좀 더 끌어모으려고 합니다. 여기서 '향기'는 교회의 허영심을 상징하지요. 그러나 우리 주님은 교회가 찾는 향기(후각적 심상)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찾아오신다는 것을 시각적 심상(1연)과 청각적 심상(2연), 촉각적 심상(3연)으로 표현해봤습니다.
그래서 지하철 계단에 노숙하는 분과 단칸방에 우는 아기, 우유배달 할머니를 초대한 신부는 신랑을 기다린다고하는데, 그들은 이런 따스한 대접으로 인해 이미 천국이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들어도 알지못하고 보아도 깨닫지 못하는 신부는 사람들을 좀 더 끌어모으러 나가버렸지요.
예. 저는 감히, 지금의 제도권 교회를 비판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세 행에서 두드러지게 강조했지요. 자본주의를 비난하는 목소리와 다원주의 사회가 한 데 뭉쳐지면서 기독교 내에서도 선물의 경제학이나 증여와 같은 미덕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시선이 주변부로 향하고 있지만 진정성 없는 형식적 환대가 되지 않도록 언제나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소외받는 자들도 주님의 한 백성임을 말하고 싶었고 그들에게 대접하는 것이 곧 주께 한 것임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점점 이기적이며 이타적인 것도 형식적으로 변해가는 이 시대에...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 마태복음 25 : 40 -
이 시는 톨스토이가 누가복음 7장44절과 마태복음 25장을 묵상하며 지은, '사람이 있는 곳에 신도 있다'라는 단편 소설 ㅡ'톨스토이단편'이라는 무료 어플도 있어요!ㅡ 에 영감을 받아 꽤 몇일간 부산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어졌습니다. 물론 새벽길에서도 생각했지요. 이렇게 저의 근황도 나누는 자리가 되었네요
맘에 안들거나 더 좋게 고칠만한 생각이 있으면 말해주세요. 함께 수정해가는 것도 뜻깊은 경험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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